파랗다

굿바이 나의 28살

오늘도 탐닉 2016. 1. 1. 15:28
2016년이 다 가버렸다. 시원섭섭하다.
이제는 29살이 되었다. 아직 내 생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한 살을 먹어 기분이 썩 좋진 않지만. 힘들었던 2015년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난 아직도 교단에 남아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아무리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던 나의 무기력과 무감각은.....
아이들과 있을 때면 그나마 살아있는 것 같았다.
우리 반 아이 중 한 명이 선생님보다 좋은 선생님은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거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고마우면서도 조금 무서웠다.
아이들은 나 보다 더 좋은 선생님을 많이 만나야 한다. 나는 내가 아이들에게 두 번째 세 번째가 아니 더 뒤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까지. 세상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울릴 더 좋은 스승들이 많이 계실 거라고 믿고 싶으니까.
여담이지만 우리 반 예쁜이가 전학을 간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하니 많이 울었다. 나도 울고 싶었는데 참았다. 너는 어디에 가서도 내 제자라고 말해주었다.
또 공모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차라리 시원하다. 계속 자기비하를 하다가...
어제 송구영신 예배에서 겨우 회복했다.
아직까지 걸어야 걸음들이 많이 남은 까닭이다. 부지런히. 즐겁게 가보려고 한다.
잘가 28살. 그리고 반가워요 29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