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아하는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오늘도 탐닉 2015. 1. 12. 19:38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황인찬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이었다.

이곳에 단 하나의 백자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나는 알았다.

그것은 하얗고

그것은 둥글다

빛나는 것처럼

아니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있었다.

 

나는 단 하나의 질문을 쥐고

서 있었다.

백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많은 여름이 지나갔는데

나는 그것들에 대고 백자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여전했다.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에서 나는 단 하나의 여름을 발견한다.

 

사라지면서

점층적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은

여전히 백자로 남아 있는 그

마음

 

여름이 지나가면서

나는 사라졌다.

빛나는 것처럼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