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아하는
그녀가 죽고 새벽이 십 센티미터 정도 자랐다.
오늘도 탐닉
2015. 1. 20. 04:35
그녀가 죽고 새벽이 십 센티미터 정도 자랐다.
성동혁
서랍을 여는데 서랍이 깁니다. 차곡차곡 바람을 꺼내어 허클어. 떨어뜨립니다.
누나는 오랫동안 럭비공 흉내를 냅니다. 출렁출렁 굴러다니는 비밀.
투명한 커튼 앞에서 훌렁 그림자를 벗었습니다. 누나와 나는 그때부터 그림자가 없었습니다.
이름과 지름을 몰라 떠 다닌 그때 누나와 나는 그림자를 벗고 키가 자라기도 했지만
다시 그림자를 가질 수 있다면 손으로 검은 나비를 골목마다 떨어뜨려봐야지.
깊은 풍선을 가지고 나의 길 및으로 당신의 길을 빠뜨리며 가야지.
(이이이이만치) 손가락을 벌리면, 보이세요? 당신이 세상에 낸 구멍 그곳으로 키가 자란 새벽.
달이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