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친구가 내게 말을 했죠
기분은 알겠지만 시끄럽다고
음악 좀 줄일 수 없냐고
네 그러면 차라리 나갈게요

그래 알고 있어 한심한 걸
걱정 끼치는 건 나도 참 싫어서
슬픈 노랠 부르면서
혼자서 달리는 자정의 공원

그 여름날 밤 가로등 그 불빛아래
잊을 수도 없는 춤을 춰
귓가를 울리는 너의 목소리에
믿을 수도 없는 꿈을 꿔

이제는 늦은 밤 방 한구석에서
헤드폰을 쓰고 춤을 춰
귓가를 울리는 슬픈 음악 속에
난 울 수도 없는 춤을 춰


내일은 출근해야 하고
주변의 이웃들은 자야 할 시간
벽을 쳤다간 아플 테고
갑자기 떠나버릴 자신도 없어

그래 알고 있어 한심한 걸
걱정 끼치는 건 나도 참 싫어서
슬픈 노랠 부르면서
혼자서 달리는 자정의 공원

그 여름날 밤 가로등 그 불빛아래
잊을 수도 없는 춤을 춰
귓가를 울리는 너의 목소리에
믿을 수도 없는 꿈을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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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늘도 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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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시/좋아하는 2015. 1. 12. 16:32 |

서른

 

 

                                                                                                                                                   유희경

 

 

너무 뻔해서 뻔하지 않은 지금쯤 뿔이 돋아나고 수십개 구멍으로 채워지고 구멍을 메우지 못해 내가 사랑한다

 

 

이런 사랑에는 이도 혀도 팔도 없고 뭣도 없이 좆같은 눈물만 어룽댄다 미련이 미련하여

 

 

자꾸 죽는 꿈을 꾸고 내가 아니면 그이가 죽고 남김없이 부서지는 그런 꿈 동사만 남아서 자꾸 작동하는,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

 

 

이름이 이름을 길게 늘여 더는 알아볼 수 없게 늘어진 그 이름을 나는 놀라고 또 알아볼 수 가 없다.

 

 

그러니 지금쯤 나는 뿔만 남은 짐슴 그 짐슬의 우리 그러니까 동시에 키우는, 그런 것이 있다면 나는 그때쯤 살고 있어도 좋을까

 

 

벽 뒤에서만 사는 냄새처럼 남고 싶어지는, 딱 그만큼만 살아도 좋을 정말, 그래도,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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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늘도 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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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들뜬 2015. 1. 12. 16:18 |

 

우리 언니는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다.

언니에게 삼십이란 숫자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이건 나의 지레 짐작이다.

힘든 이십대를 보낸 언니의 삼십대는 조금 더 평온했으면 한다.

올해 28살이 된 나의 삼십대를 상상해본다.

 

-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 "서른 살 때는 그만 둘거야." 외치고 다닌 이 길을 계속 걷고 있었으면

- "서른 살 때는 꼭 갈거야." 외치고 다닌 그 길도 걸을 수 있었으면

- 조금 더 포근한 사람이 되었으면

- 무릎이 아프지 않았으면

- 오늘 시작하게 된 이 설익은 블로그질을 계속하고 있었으면

- 서른 살이 되는 날을 터키에서 맞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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