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은유가 죽었다.
시/좋아하는 2015. 1. 13. 14:20 |
당신의 은유가 죽었다.
이수인
당신의 은유가 죽었다.
한 줌 쥐어 화장하듯 놓아주었다.
당신을 게워내기 위해 밤새 여몄던 말의 실밥이 풀린다.
혀를 대보니 짜다
내가 닿을 때 마다 울던 네몸.
살로 태어난 당신을 정의하는 언명의 태반들과
무책임한 과립형 언술들의 찌꺼기로 썩어가는 당신.
다음 생엔 부디 비늘이 되어 태어나 주면 좋겠다.
하려다 삼킨 말들이 네 안에 너무 많아 입으론 할 수 없어
차라리 들어가게 해줘. 너 말고, 네가 감춘 돌기들의 말과 뒹굴며 상처에 상처를 더하고 덧나고 터트릴 수 있도록
네가 꽃이 되도록.
재주를 버리기 참으로
아까우니, 이리와요.
내가 먹어줄게요.
먹이 사슬의 맨 상위에 앉아 도도하게 앞발을 구부리고
턱을 당겨 누운 당신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맹수의 혓바닥 같은 촉감.
1회당 39그램.(구체적이고 잠정적이지 않은) 때의 즐거움.
원소 기로로 표기되지 않은 시간의 질량감 만큼 가늘고 촉박한 관계의 (불명확한)실선.
비스틈하게 서로의 어깨에 서로의 머리를 걸치고 앉아
반쯤 타버린 몸으로 느린 번져오름을 견디면서 아직 죽지 않았다니,
감사합니다.
내방의 무수한 단자들과 교접하는 꿈을 꾸고 일어나
플러스와 마이너스 코트들을 모두 뽑아 버리고
소파에 앉아 등 뒤로 미끄러지는
시간의 느리고 잔인한 교성을 듣는데
선이 없어도 딸각,
누구인지 비끄러 맨 지난 밤을 클릭 한번으로 수거해 가는 소리.
아, 기능적인 청소부들과 리드미컬한 스크래치의 세기.
몸의 열을 당겨 나를 재배치 할 수 있다면 좋겠어.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흙을 햝으면 오로지 내안의 악취만 맡을 수 있도록
십자열 풀이가 되고 싶어.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왼손에서 오른손 까지
10포인로 꽉 들어차는 한 단어 문장을 10자이내로 해명하겠어.
엿같은 당신 삶에서 닻처럼 매달려서 미안하다.
당신에게 쓰는 편지의 절반을 마침표 하나로 채운다.
어둠 이 기척만 훑고 지나간 거리의 얼굴이 속속이 귀가 중이다.
나는 매일 피폐했고, 언제나 건강했으며 절반은 명랑하고 간절히 변명하였다.
당신의 계절의 독버섯을 길러 내 음용한 감정의 대가는 차고 거칠었으며
당신에게 쓰는 편지의 나머지는 비운다.
그들의 식기는 어떤 소리도 잉태하지 않는다.
....생략...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 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