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는 '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15.01.12 시.
  2. 2015.01.12 양파공동체.
  3. 2015.01.12 유독.
  4. 2015.01.12 여름 정원.
  5. 2015.01.12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6. 2015.01.12 6.
  7. 2015.01.12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8. 2015.01.12 버스커 버스커 * 소나기
  9. 2015.01.12 브로콜리 너마저 * 유자차
  10. 2015.01.1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시.

시/좋아하는 2015. 1. 12. 20:08 |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 -->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해쏙,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어,

열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 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 --> 

그리고 나, 이 미소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의 나라  (0) 2015.01.15
당신의 은유가 죽었다.  (0) 2015.01.13
양파공동체.  (0) 2015.01.12
유독.  (0) 2015.01.12
여름 정원.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양파공동체.

시/좋아하는 2015. 1. 12. 20:03 |

양파공동체 

                                                                                                                                          손미 

  

  그러니 이제 열쇠를 다오. 조금만 견디면 그곳에 도착한다. 마중 나오는 싹을 얇게 저며  얼굴에 쌓고, 그 아래 열쇠를 숨겨두길 바란다.

  부화하는 열쇠에게 비밀을 말하는 건 올바른가?

  

  이제 들여보내다오. 나는 쪼개지고 부서지고 얇아지는 양파를 쥐고 기도했다. 그곳에 도착하면 뒷문을 열어야지. 뒷문을 열면 비탈진 숲, 숲을 지나면 시냇물. 굴러떨어진 양파는 첨벙첨벙 건너갈 것이다. 그러면 나는 사라질 수 있겠다.

 

  나는 때때로 양파에 입을 그린 뒤 얼싸안고 울고 싶다. 흰 방이 꽉꽉 차 있는 양파를.

  

  문을 열면 미로들.

 오랫동안 문 앞에 앉아 양파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때때로 쪼개고 열어 흰 방에 내리는 조용한 비를 지켜보았다. 내 비밀을 이 속에 감추는 건 올바른가. 꽉꽉 찬 보따리를 양 손에 쥐고

  조금만 참으면 도착할 수 있다.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내 집.

 

  작아지는 양파를 발로 차며 속으로, 속으로만 가는 것은 올바른가. 입을 다문 채 이 자리에서 투명하게 변해 가는 것은 올바른가.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은유가 죽었다.  (0) 2015.01.13
시.  (0) 2015.01.12
유독.  (0) 2015.01.12
여름 정원.  (0) 2015.01.12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유독.

시/좋아하는 2015. 1. 12. 19:45 |

유독

 

                                                                                                                                                 황인찬

 

아카시아 가득한 저녁의 교정에서 너는 물었지 대체 이게 무슨 냄새냐고

그건 네 무덤 냄새다 누군가 말하자 모두 웃었고 나는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었어.

 

다른 애들을 따라 웃으며 냄새가 뭐지? 무덤 냄새란 대체 어떤 냄새일까? 생각을 해봐도 알 수가 없었고

흰 꽃잎은 조명을 받아 어지러웠지 어두움과 어지러움 속에서

우리는 계속 웃었어.

 

너는 정말 예쁘구나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예쁘다 함께 웃는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는데 웃음은 좀처럼 멈추질 않았어 냄새를 맡다는 건 대체 무엇일까?

그게 무엇이기에 우린 이렇게 웃기만 할까?

 

꽃잎과 저녁이 뒤섞인, 냄새가 가득한 이곳에서 너는 가장 먼저 냄새를 맞는 사람, 그게 아마 예쁘다는 뜻인가 보다 모두가 웃고 있었으니까, 나도 계속 웃었고 그것은 멈추지 않았다.

 

안 그러면 슬픈 일이 일어날거야. 모두 알고 있었지.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0) 2015.01.12
양파공동체.  (0) 2015.01.12
여름 정원.  (0) 2015.01.12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0) 2015.01.12
6.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여름 정원.

시/좋아하는 2015. 1. 12. 19:43 |

여름 정원

 

                                                                                                                                                성동혁

 

누가 내 꿈을 훼손했는지

 

하얀 붕대를 풀며 날아가는 새떼, 물을 마실 때마다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림자의 명치를 밟고 함께 주저앉는 일 함께 멸망하고픈 것들.

 

그녀가 나무를 심으러 나갔다 나무가 되었다.

 

가지 굵은 바람이 후드득 머리카락에 숨어 있던 아이들을 흔든다. 푸르게 떨어지는 아이들.

 

정적이 무성한 여름 정원. 머무른다고 착각할 법한 지름, 계절들이 간략해진다.

 

나는 이어폰을 끼고 정원에 있다. 슬프고 기쁜 걸 청각이 결정하는 일이라니 차라리 눈을 감고도 슬플 수 있는 이유다.

 

정원에 고이 잠든 꿈을 누가 훼손했는지 알 수 없다. 눈이 마주친 가을이 담을 넘지도, 돌아가지도 못하고 걸쳐있다.

 

구름이 굵어지는 소리. 당신이 땅을 훑고 가는 소리.

 

우리는 간헐적으로 살아 있는 것 같다.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파공동체.  (0) 2015.01.12
유독.  (0) 2015.01.12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0) 2015.01.12
6.  (0) 2015.01.12
서른.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황인찬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이었다.

이곳에 단 하나의 백자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나는 알았다.

그것은 하얗고

그것은 둥글다

빛나는 것처럼

아니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있었다.

 

나는 단 하나의 질문을 쥐고

서 있었다.

백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많은 여름이 지나갔는데

나는 그것들에 대고 백자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여전했다.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에서 나는 단 하나의 여름을 발견한다.

 

사라지면서

점층적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은

여전히 백자로 남아 있는 그

마음

 

여름이 지나가면서

나는 사라졌다.

빛나는 것처럼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파공동체.  (0) 2015.01.12
유독.  (0) 2015.01.12
여름 정원.  (0) 2015.01.12
6.  (0) 2015.01.12
서른.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6.

시/좋아하는 2015. 1. 12. 19:35 |

6

 

                                                                                                                                                     성동혁

 

발가벗겨도 창피하지 않은 방에서

나의 지루한 등을 상상한다. 사내들이 아이의 배를 때리는데 여전히 아이가 죽는다.

 

마스크를 오래 보고 있으면 마스크 뒤의 얼굴 그 얼굴 안의 얼굴

보인다.

 

친구가 없는데 친구 목소리가 들리는 방. 대답하지 않는데 손뼉치는 방. 낮과 밤이 없는 방.

침대 밑에 강이 흐른다. 더 무거워지면 익사할 수도 있겠다. 풍덩

당신의 본명은 성경이었는데 이름값 못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를 때렸다. 분명.

난센스라 했다. 너는.

 

그녀가 현관 밖에서 사일 동안 서있고 나는 현관 안에서 죽었다.

살았다. 어제. 어떠한 신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린 서로 믿지 않는다

 

나의 구멍이 도넛 같다면 얼마나 달콤하게 죽을 수 있을까 헤드폰을 껴도 밀려오는 반투명의 소리들을 모른 척하고 달콤한 입체를 갖는다.  긴 여름들이 비뚤어진다.

 

여섯 번째 일들이 오고 있다.

' >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파공동체.  (0) 2015.01.12
유독.  (0) 2015.01.12
여름 정원.  (0) 2015.01.12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0) 2015.01.12
서른.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번에 일어날까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의미 없이 밤 하늘만 바라봐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 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탐닉하다.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루마 * Kiss the Rain.  (0) 2015.01.13
에피톤 프로젝트 (With.한희정) * 이화동  (0) 2015.01.13
버스커 버스커 * 소나기  (0) 2015.01.12
브로콜리 너마저 * 유자차  (0) 2015.01.1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버스커 버스커 * 소나기 

 

주르르루 주르르루 빗소리에
현관으로 나갔는데 우산이 없어
아니 벌써 어두컴컴 축축한 하늘이
이러다가 오늘 하루 창문만 보다

아마 끝나게 비야 그쳐라 그쳐 난 또 우울해져
제발 그쳐줘 시원한 소나기처럼
잠깐 스치는 인연 그 순간의 끈
난 놓칠 수가 없어 그녀의 하루가 끝나기 전에
제발 그쳐줘 예

주르르루 주르르루 곧 있으면
그치겠지 하다가 새벽이 오면
어떡하지 난 뭘 하는 건지 정신 차리자
편의점에 우산은 너무 비싸서

그냥 맞고 간 비야 그쳐라 그쳐 난 또 우울해져
제발 그쳐줘 시원한 소나기처럼
잠깐 스치는 인연 그 순간의 끈
난 놓칠 수가 없어 그녀의 하루가 끝나기 전에

오 알 수 없는 나의 맘
이제는 흘러드는 비로
이 맘을 알겠네 저기
다시 차오르는 너

아마 끝나게 비야 그쳐라 그쳐 난 또 우울해져
제발 그쳐줘 시원한 소나기처럼
잠깐 스치는 인연 그 순간의 끈
난 놓칠 수가 없어 그녀의 하루가 끝나기 전에

비야 그쳐라 그쳐 난 또 우울해져
제발 그쳐줘 시원한 소나기처럼
잠깐 스치는 인연 그 순간의 끈
난 놓칠 수가 없어 그녀의 하루가 끝나기 전에
제발 그쳐줘 예

 

 

Posted by 오늘도 탐닉
:

 

 

브로콜리 너마저 * 유자차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 않을 수 있어
온기가 필요했잖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잖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탐닉하다.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0) 2015.01.12
버스커 버스커 * 소나기  (0) 2015.01.1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0) 2015.01.12
버스커 버스커 * 여수밤바다  (0) 2015.01.12
성시경 * 너는 나의 봄이다  (0) 2015.01.12
Posted by 오늘도 탐닉
:

 

 

김광석 * 서른 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고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Posted by 오늘도 탐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