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끝나면 우리는 법 앞에 서 있다.
시/좋아하는 2015. 1. 25. 15:58 |사랑이 끝나면 우리는 법 앞에 서 있다.
황인찬
오후가 끝나고 교문 밖으로 나오면 중학생들이 끝났다. 거리가 끝나고 어린 개 하나가 거길 떠나지 못하다 끝났다.
가로수와 가로등이 끝나고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끝나고 앰뷸런스의 사이렌이 끝났다. 적막이 끝나고 소요가 있나고 어둠이 끝났다.
공포에 질린 측백나무가 끝나고 지루함이 끝나고 사물의 짧은 역사가 끝났다. 그 어린 장난이 영영 끝났다.
우리는 법 앞에 서 있었다.
판결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