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직장생활을 하니 시간이란 게 다 같은 시간이 아닌 란 걸 잘 알겠다.
주말은 짧고, 평일은 길다. 방학은 짧고 개학은 빠르다.
아마. 누가 주말은 20시간, 평일은 28시간으로 만든 게 아닐까? 자꾸 그런생각이 드는 것이.
벌써 27일이 되었고, 목,금,토,일 4일만 지나면 개학이다.
이번 방학은 아무것도 하지못했는데....
학교 일도 잔뜩 밀려있고, 결심했던 다이어트는 반 정도만 성공했다.
글을 열심히 쓰지도 못했는데 벌써 개학이다.
친구들을 만났다.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소모적인 관계를 지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만나기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이 좋다.
그리고 그 규칙을 완전히 비껴가는 사람들.
첫 번째는 우리 가족.
두 번째는 대학교 때 친구들.
우리는 일년에 많이 만나봤자 2번 정도이다. 카톡은 늘 하지만.
특히 나는 저번 모임을 빠졌던 터라 거의 일년만에 아이들을 만났다.
사실 나랑 동갑은 한 명도 없는데 한 명은 나보다 한 살 언니고, 나머지는 다들 동생들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들이 고마웠다.
그 아이를 생각한다.
그저 생각만 한다.
방학이 끝나고 바빠지면 더 이상 생각할 시간들이 줄어들것이고.
나의 짝사랑도 곧 끝이 날 것이지만,
생각만해도 좋은 상대가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마음이 그 아이에게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개학을 하면 반 아이들에게 한통 씩 편지를 써야겠다.
아이들은 나에게 늘 편지를 써줬는데... 나는 한 번도 답장을 하지 못했다.
남은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
헤어지는 날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찔끔나온다.
제대로 된 이별을 해야겠다.
키운 애들을 시집, 장가보내는 기분이다.
이제 학년이 올라가 다른 선생님이 더 좋다고 해도.
우리 애가 아니려니. 해야한다.
나는 아이들을 떠나보내면 휴유증이 많이 남는 편이다.
새로운 아이들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
예전아이들이 보고 싶고, 그립고 그렇다.
새로운 아이들을 온전히 사랑하게 되면 또 아이들을 떠나보내야한다.
그러니 있을 때 잘해야지.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너희들 덕분에 선생님이 아직 이 자리에 남아있다고 말해주어야지.
아. 그리고 밀린 업무들은 어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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