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통영에 왔다.

언니에게 통영이 꼭 베네치아 같다는 소릴 했더니 웃었다.  

동생의 원룸을 둘러보고 동피랑 마을에 와서 구경도 잠깐. 미리 예약해둔 펜션으로 돌아왔다.

고기를 먹고 산책. 부모님은 이층에서 주무시고 언니와 나 동생은 모노폴리를 했다.

밤 10시경에 시작한 게임은 새벽 4시가 되어도 끝날 줄 몰랐다. 언니에게도 민제에게도 그런 승부욕이 있는 줄은 몰랐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어젯밤 게임을 하며 일희일비했던 내가 조금은 우스웠다.

 어제 무리했더니 무릎에 통증이 있었고 어머니께서 걱정하셔서 죄송했다.

그런데 왜 교회에는 냉장고 바지를 입고가면 안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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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라서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닌데 자라보니 이런 사람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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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까?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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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시/좋아하는 2015. 4. 4. 21:36 |

멜랑콜리아

 

 

진은영

 

 

그는 나를 달콤하게 그려놓았다
뜨거운 아스팔트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나는 녹기 시작하지만 아직
누구의 부드러운 혀끝에도 닿지 못했다

 

그는 늘 나때문에 슬퍼한다
모래사막에 나를 그려놓고 나서
자신이 그린 것이 물고기였음을 기억한다
사막을 지나는 바람을 불러다
그는 나를 지워준다

 

그는 정말로 낙관주의자다
내가 바다로 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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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머나먼

시/좋아하는 2015. 4. 4. 21:34 |

그 머나먼

 

진은영

 

홍대 앞보다 마레 지구가 좋았다
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가 좋았다
철수보다 폴이 좋았다
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
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
과학자의 천왕성 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

 

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

 

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

 

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나의 상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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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시/좋아하는 2015. 4. 4. 21:32 |

청혼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 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조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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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

시/좋아하는 2015. 2. 8. 12:55 |

리시안셔스

 


성동혁

 

눈을 기다리고 있다.
서랍을 열고
정말
눈을 기다리고 있다
내게도 미래가 주어진 것이라면
그건 온전히 눈 때문일 것이다.
당신은 왜 내가 잠든 후에 잠드는가
눈은 왜 내가 잠들어야 내리는 걸까
서랍을 안고 자면
여름에 접어 두었던 옷을 펴면
증로를 버리거나
부엌에 들어가 마른 싱크대에 물을 틀면
눈은 내게도 온전치 쌓일 수 있는 기체인가
당신은 내게도 머물 수 있는 기체인가
성에가 낀 유리창으로 향하는 나의 침대맡엔
내가 아주 희박해지면
내가 아주 희박해지면
누가 앉아 있을까
마지막 애인에게 미안한 일이 많았다.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내가 나중에 아주 희박해진다면
내가 나중에 아주 희박해진다면
화병에 단 한 번 꽃을 꽂아 둘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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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시/좋아하는 2015. 1. 31. 23:58 |

조율

 

 

황인찬

 

 

추운 겨울 저녁, 너는 나의 왼팔에 매달려 있다.
"뭘 하고 싶어?"

 

너는 묻고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숲속을 거닐게 될거야"

 

그건 이미 일어났던 일이고

 

우리가 걷는다.

여름밤 주택가에 늘어선 가로등을 따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겨우 집에 왔구나"

 

그건 일어나지 않은 일이야.
나는 속으로 조용히 말하고

 

"우리 이제 뭐할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너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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